한의학을 배우고 한의술을 이용하는 데는 음양을 구분하면 그만이다. 체질에도 음양의 구별이 있고, 증세에도 음양의 구별이 있고 약의 성질에도 음양의 구별이 있으니, 체질의 음양을 분간하고 증세의 음양을 살피고, 약물의 음양을 맞추면 병적 현상은 자연히 제거되는 것이다. 가. 음양의 개념 한의학 원리에 대한 설명이 음양이니 오행(五行)이니 하여 용어가 비현대적이고 한의사들의 설명 또한 현대인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의학 그 자체를 아무런 학술적 가치가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설명 방법이 잘못되었다던가,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원리와 사실이 잘못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음양설은 중국 철학에 굴림을 두고 있으니, 우주 자연의 법칙을 이 음양설로 설명하는 것이다. 음양이 양적으로 어떻게 배합되느냐에 따라서 오행의 물질이 생겨나고 음양 두 기운의 자람과 쓰러짐에 따라 계절이 바뀐다. 오행설은 다원론이요, 음양설은 이원론이요, 태극설은 일원론이니, 다원론은 이원론에 통제되고, 이원론은 일원론으로 돌아가는데 동양 학문의 진면목이 있다. 이 음양설을 철학적으로 밝히는 것은 굉장히 많은 노력을 요하는 일이므로 여기에서는 다만 한 의학상의 음양설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몇 가지만 말하기로 하자. 알기 쉽게 말하면 양은 동(動)을 의미하고 음은 정(靜)을 의미한다. 양은 적극적이며 음은 소극적이다. 활동을 왕성하게 하면 많은 열량을 소모하여 체온이 높아지고, 활동을 적게 하면 체온이 내려간다. 그래서 더운 것은 양이며 추운 것은 음이다. 이 음양이 잘 조화되어야만 우리는 평상 상태의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고 음양이 조화되지 않아 생리적 조절의 균형이 깨지면 거기서 병적 현상이 생기는 것이므로, 평상의 생리 상태를 벗어난 것은 모두 병이다. 지나친 것도 병이요, 부족한 것도 병이다. 체온이 39℃나 40℃로 올라간 것도 병이요. 35℃나 34℃로 내려간 것도 병이다. 맥박이 정상에서 벗어나 1분에 90번이나 100번으로 많이 뛰는 것도 병이요, 50번이나 40번으로 적게 뛰는 것도 병이다. 앞의 예는 양의 활동이 강하고 음이 약한 것이고, 뒤의 예는 음이 강하고 양이 약한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주의 온갖 사회가 성장 발전과 소멸이라는 음양 변화의 법칙에 따라 계속적인 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지적한 말이다. 따라서 음양은 만물의 강령이며 변화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음양 학설은 또한 자연의 규율을 인식 파악하기 위한 하나의 사고방식으로 되어 있다. 의학의 측면에서 본다면 인체의 생리 활동, 질병의 발생 변화 역시 음양 변화의 이치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질병의 규율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질병의 본질을 탐구함으로써 치료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음양의 대립과 조화 그리고 그 운동의 변화에 대한 기본내용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 음양의 대립과 상호 동근 음양이란 상호 대립과 상호 조화의 두 가지 측면으로서 자연계의 각종 사물과 현상 속에 보편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음양의 대립과 조화 현상은 도처에서 볼 수 있다. 가령 천(天)은 양이고 지(地)는 음, 낮은 양이며 밤은 음, 남성은 양이고 여성은 음, 기(氣)소 양이고 혈(血)은 음인 이라는 등 어떤 사물이든 모두 대립하면서 우주간에 존재하게 되고, 또한 그 일정한 속성에 따라 음과 양의 두개로 나뉘어진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한 걸음 너 나가 설명한다면 일체의 동(動)과 정(靜), 명(明)과 암(暗), 흥분과 억제, 한랭(寒冷)과 온열(溫熱), 외재(外在)와 내재(內在), 무형(無形)과 유형(有形)등이 대립하는 속성(屬性)은 무엇 하나 음과 양의 대립 관계가 아닌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음양 그 자체는 하나의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여기에는 물질적인 기초가 있으며, 그것은 일체를 포괄하고 일체에 미치게 할 수 있으며, 온갖 만물의 대립과 조화를 포괄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양이라 것은 이름이 있으되 형태가 없다. 가령 낮은 양이요. 땅은 음이지만, 낯 중에도 또한 양과 양중의 음의 구별이 있으며, 밤중에도 음중의 양과 음중의 음의 구별이 있다. 음중의 음이 있고 양중의 양이 있다. 아침에서 낯까지는 하늘(天)의 양이면서 이를 양중의 양이라 한다. 대낮에서 황혼(黃昏)에 이르기까지는 하늘의 양이면서 양중의 음이 된다. 일몰에서 계명(鷄鳴)에 이르기까지는 하늘의 음이면서 음중의 음이다. 계명에서 아침에 이르기까지는 하늘의 음이면서 음중의 양이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음양 중에 다시 음양이 있다는 이론을 전개 유추해서 다른 그 밖의 사물에 대해 따져 생각하면 온갖 사물에 내재하고 있는 모순의 복잡성을 설명할 수가 있게 된다. 그런 관계로 음양이 가리키고 있는 것은 결코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며, 또한 어떤 하나의 사물을 고정적으로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대립면이 바뀜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상호 관련되어 있는 두개의 대립한 사물을 대표하는 것과 함께 같은 사물의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상호 대립의 두 가지 측면도 대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물에는 반드시 음양 대립이란 객관적인 존재가 있거니와, 이런 따위의 대립면은 서로 용납하지 않는다던가, 혹은 절대로 분할되어져야 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그들 사이에는 상호 자생, 상호 의존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 어느 측면이든 다른 측면으로부터 독립해서 존재할 수는 없다. 인체 생리면에서 본다면 기능 활동은 대체로 영양물질의 도움이 없고서는 불가능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충분한 기능을 발휘할 수가 있다. 상대적으로 음식물 역시 장부의 활동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되나 그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인체가 필요한 영양 물질로 바뀌어 장부의 조직을 충실하게 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영양 물질은 기능 활동을 만들어 내는 자원이며 기능 활동은 또한 영양 물질을 만들어 내는 동력이다. 기능은 양에 속하고 물질은 음에 속한다. 이런 종류의 상호작용,상호촉진의 기전은 곧 상호 자생,상호 의존의 구체적인 발현인 것이고 이것이 곧 조화적인 작용이다. <소문>의 음양응상대론에는 "음은 내부에 있으면서 장을 지키고 양은 외부에 있으면서 음을 억제를 한다"고 했다. 이것은 생리면에서 음양의 상호의존 관계를 설명한 맏이다. 음기(진액,정혈 등의 유형 물질을 포함)는 내부에 있으면서 양기(기능 활동,이외 기능을 가리킨다)의 공급자이다. 양기는 밖에 있으면서 양기의 보위자가 된다. 이 양자는 서로 의존하고 존망을 함께 한다. 만약 음이 없다면(고음(孤陰)은 살 수 없고 고양(孤陽)은 오래가지 못한다.)은 상태가 되어 일체는 모두 정지적멸(靜止寂滅)하게 되나 조화가 되면 모든 기능이 생동하게 된다. 다. 음양과 인체의 생리,병리와의 관계 동양의학의 개념에서는 인체를 음양에서 따로 떼어 이야기할 수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인체 구조든 생리 기능이든 모두 음양 이론에 의해 문제를 풀이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음양을 말하자면 외부는 양이오 내부는 음이다. 인체의 음양을 말하면 배(背)는 양, 복부는 음이다 장부의 음양을 말하면 장은 음, 부는 양이다. 간, 심, 비, 폐, 신의 오장은 모두 음이며, 담, 소장, 위장, 대장, 방광, 잡초의 육부는 모두 양이다. 또 양중의 양은 심이고 양중의 음은 폐이다. 음중의 음은 신이며 음중의 양은 간이다. 이에 의해 복잡하고도 유기적인 인체는 그 구조 부위든 장부의 속성이든 모두 대립하고 있음과 동시에, 조화된 음양 이론과 그 실천 의의를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이론이 구체화되어 있음을 설명할 수 있다. 또한 음(陰)이 승(勝)하면 양(陽)이 병이 들고, 양(陽)이 승(勝)하면 음(陰)이 병이 든다. 양(陽)이 승(勝)하면 열(熱), 음(陰)이 승(勝)하면 한(寒), 한(寒)이 중하면 열(熱), 열(熱)이 중(重)하면 한(寒)이 된다. 이것은 음양 실조에 의해 일어나는 편승시의 기본적인 병태이다. 어느 면으로든 병변이 일어나면 반드시 다른 한쪽면에 그 영향이 미치게 된다. 음기가 편승하면 양기가 침해되고 양기가 편승하면 음기가 침해된다. 음양의 편승에 따라 나타나는 가장 뚜렷한 현상은 한열 증상이다. 양기가 왕성하면 열증이 나타나고 음기가 왕성하면 한증이 나타난다. 이것은 음양의 편승이 극단에 달하면 이상 현상으로 전화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로서 음양의 조화는 건강을 보증하는데 필수 조건이며 음양의 실조는 질병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라. 음양과 진단, 치료 관계 음양의 실조가 곧 병리 변화의 원칙인 이상 질병에 대한 진단에 있어서도 역시 음양 변화면에서 병상을 탐색하고 질병의 본질을 알아내야 할 것이다. 진(診)을 잘 하려면 색(色)을 관찰하고 맥(脈)을 접(接)해서 먼저 음양을 구별하여 청(淸),탁(濁)을 분명히 한 다음 그 부분을 알아낸다. 척촌(尺寸)을 짚어서 부(浮)(양),침(沈)(음),활(滑)(양),삽(澁)(음)을 관찰하여 병이 일어난 곳을 알아내며, 그에 따라 치료하면 오진하는 일이 없으며 실증(失證)하지 않는다. 이것은 음양의 변별이 곧 진단의 안목이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진단을 통해서 질병의 근원을 규명하게 되면 음양 성쇠의 편승에 대처해서 그 편향을 보정하고 조화를 회복시키기 위해 적당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가 있다. 마. 음양과 양생, 예방과의 관계 인간과 자연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체에 내재하는 음양은 곧잘 자연계의 영향을 받아 변화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체내 음양의 평행을 유지하려면 결국 자연계의 음양 변화에 적응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소문>의 상고 천진론에는 "음양을 화하게 해서 사시에 조절시킨다".고 했으며, 또한 "사시의 음양은 만물의 근본이다." 그래서 성인은 봄과 여름에 양을 합양 했고 가을과 겨울에 음을 함양함으로써 그 근본을 순종시켰다. 이러한 조절은 만물의 생장에 순행되지만 이런 원칙에 반역하면 그 근본을 쳐서 그 진을 파괴한다. 그러므로 음양 사시는 만물의 시종이며 생사의 근본이다. 이에 반역하면 재해가 발생하고 이에 따르면 대병이 일어나지 않는다. 음양에 따르면 살고 이에 순역하면 죽는다. 이에 따르면 다스리게 되고 이에 순역하면 혼란해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자연계의 음양 변화에 적응해서 내외 환경의 조화를 유지하면 음양의 편성 편쇠를 일으키는 일이 없으며 그것이 의생(義生)과 질병 예방의 방법이라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
출처 : 돌아가는 인생
글쓴이 : 회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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