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글&낭송詩言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영동 2015. 9. 25. 06:04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가고 오지 못한다"하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萬壽山) 올라서서
예날에 갈라선 그 내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타"고 하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으랴,

제석산(啼昔山)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님의
무덤의 풀이라도 태웠으면!

-김소월 金素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