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詩,글,애니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김소월 金素月 ]

영동 2015. 8. 20. 07:49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가고 오지 못한다"하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萬壽山) 올라서서
예날에 갈라선 그 내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타"고 하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으랴,
제석산(啼昔山)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님의
무덤의 풀이라도 태웠으면! 

김소월 金素月

 

 

 

꿈 길-김소월 金素月

 

물 구슬의 봄 새벽 아득한 길
하늘이며 들 사이에 넓은 숲
젓은 향기 붉은한 잎 위의 길
실 그물의 바람비처 젖은 숲
나는 걸어 가노라 이러한 길
밤 저녁의 그늘진 그대의 꿈
흔들리는 다리 위 무지개 길
바람조차 가을 봄 걷히는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