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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속에 담긴 사랑 이야기

영동 2020. 2. 10. 19:03

    



지갑 속에 담긴 사랑 이야기


아내와 나는 20년 동안 가게를 하면서
참 많은 손님을 만났고,
그 중에서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래도록 자리 잡은
손님이 한 분 계신다.

가게문을 연지 알마 안 된 시기였다.
저녁 무렵에 사십대로 보이는 남자손님이 가게로
들어섰고, 아내는 "어서 오세요" 라며 반갑게 맞았다.

그 손님은 남성용 물건이 아니라
여자용 지갑이 진열된 곳을 두리번거렸다.

다행히 손님이 원하던 것과 비슷한 물건이 있어
손님은 그것을 사기로 결정했다.

값을 치른 다음 손님은 만원 짜리를 몇 장인가 세더니
방금 구입한 지갑 안에 돈을 넣었다.
그리고는 부인에게 전화를 하는 모양이었다.

내 아내는 "지갑만 사드려도 좋아 할텐데 돈까지
그렇게 많이 넣어 주세요? 부인 생일이신가 봐요"
하면서 부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손님은 "아니에요. 집사람이 지갑을 잃어 버리고
집에 와서 너무 우울해 하기에 위로해 주려고요.
.
잃어 버린 것과 같은 지갑에 잃어 버린 만큼의
돈을 넣었으니 지난 일 깨끗이 잊고 힘내라고요"
하면서 빙긋이 웃는다.

잠시 뒤 손님은 곱게 포장된 지갑을
양복 안주머니에 넣고는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기 위해 가게 문을 나섰다.

아내와 나는 그 손님이 나간 문쪽을 향해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손님의 뒷모습을 보며 작은 감동이 밀려와
나와 아내는 가슴이 뜨거웠다.

나라면 어찌 했을까?
아마도 지갑을 사 주기는 커녕
물건 하나 제대로 간수 못하느냐며
가뜩이나 심란한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을 게다.

그 뒤 나는 누군가 실수를 하면
아내의 지갑을 샀던 손님을 떠올린다.

상대를 탓하고 꾸중하려던
마음이 봄눈 녹듯 슬그머니 사라진다.
그 손님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랑의 묘약을
내게 전해 준 고마운 분이다

-좋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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