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꾸온☞ 단편글,名詩

그대였음 좋겠습니다 / 이 보 숙

영동 2019. 8. 4. 05:45

                     

   

    그대였음 좋겠습니다 / 이 보 숙 퇴근무렵 문득 올려다 본 서편 하늘 벌겋게 물들이며 지는 노을에 누군가와 같이 걷고 싶을 때 눈내리는 겨울밤 골목길 구석에서 모락모락 김이나는 포장 마차를 지나치며 소주 한 잔이 간절히 생각날 때 뜻하지 않은 영화 초대권이 몇장 생겨 팝콘 먹으며 영화 보고 싶어 휴대폰 열고 서슴없이 번호 누르고 싶을 때 사람에, 일에 지쳐 세상살이 고달퍼 그리운 이의 가슴에 기대어 울고 싶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그대였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