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368)/ 이탈리아
체르베테리와 타르퀴니아의 에트루리아 인 네크로폴리스
(Etruscan Necropolises of Cerveteri and Tarquinia; 2004)
라티움 지방[Region of Latium] 로마와 비테르보 시[Province of Rome and Viterbo]에 속하는 체르베테리와 타르퀴니아 두 도시에 있는 고대 에트루리아 인 공동묘지[Necropolises]는 기원전 9세기부터 기원전 1세기 사이의 다양한 매장 풍습을 보여 준다. 또한 900여 년간 지중해 북부에 최초의 도시 문명을 발전시킨 에트루리아 문화의 업적을 보여 준다. 암석을 깎은 것과 인상적인 투물리(tumuli; 분묘)로 덮은 것도 있고 거대한 봉분을 얹은 무덤도 있다. 많은 무덤들의 벽에는 조각이 새겨져 있으며 뛰어난 수준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것도 있다. ‘반디타차(Banditaccia)’로도 불리는 체르베테리 근처 공동묘지에 있는 수천 개의 무덤들은 거리와 작은 광장, 이웃이 모여 있는 하나의 도시 구조와 같은 배치를 보인다. 유적은 암석을 깎아 만든 석실묘, 투물리, 바위에 조각을 한 세밀한 구조의 오두막이나 가옥 형태의 묘 등 3개의 양식으로 나뉜다. 이 무덤들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에트루리아 인의 거주 건축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증거이다. 몬테로치(Monterozzi)로도 불리는 타르퀴니아의 대규모 공동묘지에는 바위를 깎아 만든 6,000개의 무덤들이 있다. 이 중에서 200개의 무덤은 채색 묘로 유명하며, 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체르베테리와 타르퀴니아의 공동묘지는 로마 시대 이전에 이탈리아에 존재했던 유일한 도시 문명이었던 고대 에트루리아의 독특하고 뛰어난 문명을 보여 준다. 더욱이 에트루리아 인들의 가옥과 거의 흡사하게 만든 무덤에서 나온 프레스코화는 에트루리아 인들의 일상생활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어 사라진 문화를 보여 준다. 많은 무덤들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건물 형태로 되어 있다. 에트루리아의 도시 계획에 따라 만든 공동묘지는 이 지역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묘지들이다. 체르베테리의 공동묘지[Banditaccia]는 기원전 9세기부터 조성되었으며, 기원전 7세기부터 정확한 평면도에 따라 확장되었다. 타르퀴니아 공동묘지[Monterozzi]의 고대 역사와 발달도 비슷하다. 기원전 9세기부터 이탈리아의 중서부 지역에서 살았던 에트루리아 인들의 문화는 기원전 6세기에 전성기에 달했다. 이들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다. 유럽이나 아시아 어디에서도 같은 민족적?사회적 특성을 가진 집단이 없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들은 인도-유럽 어족이 아닌 기원을 알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였다. 이 묘지들은 각각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에트루리아의 매장 문화를 두루 보여 준다. 체르베테리의 광활한 묘지에 있는 수천 개의 무덤들은 거리, 작은 광장, 이웃이 모여 있는 마치 하나의 도시와 같은 배치 구조를 보인다. 무덤들은 시대, 가문의 지위, 그 외의 다른 기준에 따라 형태가 다르다. 알려져 있는 가장 오래된 것은 죽은 사람의 재를 담고 있는 납골함이 있는 바위를 깎은 석실묘이다. 가장 유명한 것은 투물리로 웅장한 봉분 아래 하나 이상의 무덤이 있다. ‘오두막 형태의 무덤[Hut Shaped Tomb]’으로 알려진 기원전 4세기의 무덤도 유명하다. 벽 옆의 돌 침상 외에도 박공지붕, 대들보, 목재, 짚 지붕 재료 등 여러 건축 요소들을 사용한 뛰어난 석실이 있다. 집의 구조를 모방한 이 무덤은 에트루리아 인들의 주거 건축술의 최고봉을 보여 주는 유일한 증거이다. 기원전 6세기의 그리스 항아리[Greek Vase] 무덤은 에트루리아의 신전을 모방한 드로모스(dromos)이다. 몰딩(moulding; 천장 장식 띠) 무덤에는 문 옆에 바위를 깎아 만든 2개의 의자가 있으며 의자 밑에는 발을 얻는 받침이 있다. 이것 또한 당시의 가옥 내부를 모방한 것이다. 기둥머리 무덤은 천장을 마루처럼 꾸몄다. 반디타치아(Banditaccia)의 수천 개의 무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안식의 묘[Tomb of Reliefs]’이다. 기원전 4세기 무덤은 바위를 깎은 긴 계단을 통해 들어가면 2개의 아이올리스(Aeolic; Aeolis) 기둥으로 떠받친 천장이 있는 큰 석실이 나온다. 이중으로 벽을 깎은 감실이 13개 있고 특별하게 깎은 선반에 34구의 시신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더 있다. 13개의 감실은 붉게 칠한 치장 벽토로 이중 등 받침대가 있다. 치장벽토를 바른 벽에는 무기, 집 안에서 쓰는 물건, 종교 물건 등 여러 가지 물건들이 그려져 있다. 일명 몬테로치로 불리는 타르퀴니아 공동묘지는 채색 묘로 유명하다. 모두 바위를 깎아 만들었고 경사면이나 계단식 통로를 통해 들어간다. 대부분은 하나의 묘실에 두 구의 시신이 들어가도록 되어 있다. 가장 오래된 채색 묘는 기원전 7세기의 것이지만 기원전 6세기에 와서야 완전히 채색되었다. 기원전 4세기의 ‘암사자의 묘[Tomb of the Lioness]’는 박공지붕의 작은 묘실로 이루어져 있다. 날아가는 새, 돌고래, 에트루리아의 계급 사회를 보여 주는 내용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6세기의 사냥과 낚시 묘는 2개의 묘실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신성한 숲 속에서 춤추고 있는 주신제의 그림이고, 두 번째는 사냥?낚시 장면?무덤주인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좀 더 단순한 채색한 귀족들의 묘는 부장품들이 눈으로 볼 수 없는 예술 활동 외에도 일상생활, 의식 절차, 신화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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