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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로운 멋을 내는 삶의 배열

영동 2020. 3. 16. 04:55

    


신기로운 멋을 내는 삶의 배열

지독한 한파로 계곡 물이 꽁꽁 얼고
기암괴석 바윗돌에 고드름이 열렸다

바윗돌에 뿌리박은 물푸레나무도
새벽 운무 때문인지
나뭇가지마다
신기로운 멋을 내는 삶의 배열처럼
무색투명한
크리스털을 덧씌운 서리꽃이 되었다

옛날 꽁꽁 언 개울 얼을 판에서
앉은뱅이 스케이트 타던 때
무조건 놀기에만 열중했고
놀다가 배가 고프면
집에서 가져온 고구마나 감자를
모닥불 피워 구워 먹었다

가끔 얼지 않는 얼음 숨구멍 밑돌을 들춰
개구리를 잡아 구워서 먹었다

예스러운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시골 산중은 별반 다르지 않지만
가끔 고향에 들를 때면
사철 함께 뛰어놀던
벌거숭이 친구들이 생각난다

고향 볕에 그을린 친구들 그루터기로 변해
헤벌쭉 반긴다

둑에서 자른 철사로 썰매 만든 그 시절처럼.. ..

 -좋은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