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런 날은 ... 문득 초가 박꽃이 하얗게 매달리는 달 밝은 밤이 그리운 이런 날은 나의 이름을 떠올려주면 좋겠어 문득 처마 밑 제비들이 쫑긋거리는 귀여운 모습이 그리운 이런 날은 나의 이름을 떠올려주면 좋겠어 문득 마당 어귀 수세미가 나란히 사열을 기다리고 한 뼘 남짓한 파란 하늘이 그리운 이런 날은 나의 이름을 떠올려주면 좋겠어 문득 샛강 까만 다슬기 줍던 물 찰박거리던 그 오후 때가 그리운 이런 날은 나의 이름을 떠올려주면 좋겠어 문득 향나무 그늘에 사오오. 앉아서 깔깔거리든 꿈 먹던 그때가 그리운 이런 날은 나의 이름을 떠올려주면 좋겠어 문득 놀이동산서 산 은풍선이 하늘 높이 날아가 울음보 터뜨리던 추억이 그리운 이런 날은 나의 이름을 떠올려주면 좋겠어 문득 오솔길, 앙증맞게 놓여있는 나무 그네에 앉아 지나온 길에 꽃잎 한 장 놓고 싶은 그리운 이런 날은 나의 이름을 떠올려주면 좋겠어 문득 내 좋은 사람과 어깨를 기대고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 싶은 그리운 이런 날은 나의 이름을 떠올려주면 좋겠어 문득 그 시리도록 파란 바다 은빛 초롱 대는 그곳이 그리운 이런 날은 내 이름을 떠올려주면 좋겠어 문득 젖빛 내려앉은 서럽도록 가슴 아픈 이런 날도 나의 이름을 떠올려주면 좋겠어.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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