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은 몸에 혈액이 돌도록 펌프질을 하는 중요한 장기다. 심장을 빠져나간 혈액은 몸을 돌면서 산소를 운반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몸에 필요한 여러 영양분을 각 기관에 전달하기도 한다.
건강한 상태라면 심장 박동으로 흐르는 혈액이 혈관벽에 규칙적인 힘을 가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혈액이 탁해지거나 혈관이 좁아져 심장이 더 세게 펌프질을 해야 할 때 혈압이 올라가는데 이를 고혈압이라고 한다.
40대 중반의 사업가인 이남일씨는 몸무게가 90㎏으로 비만인 데다 평소 혈압이 높았다. 병원에서는 혈압강하제를 권했지만 그는 별다른 증상이 없기도 하고 시간도 없어서 약 먹는 걸 소홀히 했다. 업무 특성상 스트레스가 많고 술자리가 계속되다 보니 금연이나 금주는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늦은 시간까지 회의를 하던 중 이씨가 갑자기 쓰러졌다.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수술을 받고 목숨은 건졌지만 안타깝게도 반신불수가 되고 말았다. 고혈압은 별다른 증상 없이 시작되기 때문에 초기에 관리를 소홀히 하다가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요즘에는 30대에서도 발병이 흔하므로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고혈압을 치료하려면 먼저 혈액을 맑게 하고 혈관을 깨끗하게 해서 순환이 원활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폐 기능을 강화하면 심장 기능까지 좋아지면서 고혈압 치료가 가능해진다.
폐 기능이 좋아지면 혈관이 탄력을 되찾아 신축성이 향상되므로 심장 기능도 나아진다. 고혈압을 이야기할 때 식이요법을 빼놓을 수 없다. 식이요법을 병행하지 않으면 상태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환자가 도중에 고혈압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몇 십 년 동안 유지한 식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고혈압을 치료하려면 현미잡곡밥과 채소 반찬을 기본으로 한 식단으로 바꿔야 한다. 처음 현미를 먹으면 식감이 부드럽지 않고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럴 때는 현미 찹쌀을 섞어 충분히 불린 후 밥을 지으면 된다. 또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필수다.
섬유소는 과도한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하고 혈압을 낮추는 데 뛰어나다. 혈압을 낮추는 대표 식품으로는 당근과 다시마, 콩, 양파 등을 들 수 있다. 눈의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 당근은 면역력을 높이고 혈압을 낮춘다. 당근으로 음식을 해먹어도 좋고 즙을 내 꾸준히 마시는 것도 좋다.
다시마는 칼슘과 칼륨이 풍부해 혈관을 좁히는 주범인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리는 역할을 한다.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는 콩 역시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부득이하게 고기를 먹게 될 때는 양파와 같이 먹는 게 좋다. 양파가 혈관을 맑게 하고 기혈의 순환을 도와준다. 생강은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고 혈압을 낮춰준다.
고혈압은 생활 습관이 잘못돼 생기는 대표적인 생활 습관 병이다. 고혈압을 치료하려면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고혈압 환자가 따라야 할 생활 수칙을 알아보자. 첫째, 육류를 피하고 염분 섭취를 줄인다. 육류에는 고혈압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 함량이 높다. 너무 짜게 먹으면 소금이 체내에 머물면서 혈압을 높인다.
평소 소금 사용량을 반 이하로 줄인다는 생각으로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둘째, 체중을 조절한다. 비만인 사람은 정상인 사람보다 고혈압 발생 확률이 세 배 이상 높다. 그만큼 비만과 혈압 상승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무조건 굶는 것은 좋지 않다. 현재 체중의 10%를 감량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운동은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혈관의 탄력도를 높이고 심폐 기능을 개선시킨다. 가벼운 걷기나 수영, 자전거, 줄넘기 등을 권한다. 일주일에 3~5회, 한 번에 30~50분 정도가 적당하다. 넷째, 금주와 금연을 실천한다. 음주는 혈압을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이나 뇌출혈 등을 일으킨다.
흡연이 고혈압에 직접적인 원인 제공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맥경화나 고지혈증 발병에 영향을 준다. 다섯째, 혈압을 안정시키는 약차를 꾸준히 마신다. 혈압을 낮춰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차로는 감잎차, 솔잎차, 국화차, 영지차, 두충차 등이 있다. 비타민C가 풍부한 감잎차는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솔잎차는 혈관 벽을 강화시켜 고혈압을 예방한다. 국화차는 폐와 심장 기능을 돕고, 머리와 눈의 열을 내려 혈압 강하작용을 한다. 영지차는 오장육부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게 해준다. 감초와 함께 달여 마시는 것이 좋다. 두충차는 어혈을 풀어주어 피를 맑게 한다.
| Q 콜레스테롤이 우리 몸에 그렇게 나쁜가요? A 고혈압의 원인으로 콜레스테롤이 많이 지목돼 콜레스테롤 하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콜레스테롤은 몸에 필요한 지방으로 세포막을 만든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호르몬을 만드는 일에도 관여한다. 몸에 적당한 양의 콜레스테롤이 있으면 문제 되지 않는데, 지나친 동물성 지방 섭취로 포화 상태가 되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Q 마른 사람은 고혈압에 걸리지 않나요? A 고혈압에 걸리면 체중 조절이 필수라 한다. 그래서 마른 사람은 고혈압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 안심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비만인 사람이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높기는 하다. 하지만 마른 사람이라도 가족력이 있거나 잘못된 생활·식습관을 갖고 있으면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있다.
Q 혈압은 하루 중 언제 재는 게 좋은가요? A 혈압은 여러 이유로 영향받기 쉬우므로 15분 정도 안정을 취한 다음에 재는 게 좋다. 식사 후에는 혈압이 상승할 수 있으므로 적어도 식후 한 시간은 지나고 재는 것이 좋다. 소매를 걷어 올렸을 때 속옷이나 겉옷이 지나치게 팔을 압박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혈압은 날씨에도 영향을 받는데, 보통 추우면 혈압이 오르고 더우면 내려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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