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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상처

영동 2020. 4. 5. 05:03



    ♡아름다운 상처♡ 저녁을 먹을 때쯤 되어 아버지는 평소와 다름없이 퇴근을 하고 집에 오셨다. 하지만 얼굴은 평소와 다른 모습이셨다. 얼굴의 반쪽이 벌겋게 달아오른 것이다. 용접을 하시다가 불똥이 튀어 얼굴을 데셨다는 것이다. 벌겋게 달아오른 부분에 약을 잔뜩 바른 아버지는 화끈거리는 얼굴의 아픔을 애써 참고 내색하지 않으셨다. 왜 조심하지 못했냐며 잔소리를 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엔 아버지에 대한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끔 아버지가 퇴근하실 때 손발에 난 상처를 볼 수 있다. 그만큼 아버지가 하시는 일은 힘들고 항상 사고의 위험이 뒤따르는 일이다. 할머니가 말씀하시기를 아버지가 젊었을 때는 한손에 80kg 쌀 한 가마씩 양손으로 쌀 두가마를 들고 다녔다고 하셨다. 그런 아버지가 다쳐서 오시는 날이 잦아진 것을 보면 하시는 일에 대한 피로가 쌓이고 쌓였으며 그만큼 나이가 드셨다는 증거인 것 같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우리 앞에서 힘든 내색 한번 안하시고 매일매일 한결 같이 출근을 하셨다. 아버지는 가족의 행복을 목표로 용광로 같은 더위와 살을 에는 듯한 추위의 작업현장 속에서 20여년을 버텨 오신 것이다. 내 손은 남자손인데도 불구하고 상처없는 예쁜 손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야 알게되었다. 나의 손에 상처가 없었던 것은 내손에 있을 상처까지 아버지가 가지셨기 때문이라는 것을. 내게 항상 엄하셨고 세상에서 가장 무서웠던 아버지, 하지만 항상 나의 뒤에서 우리의 뒤에서 큰 기둥이 되어 묵묵히 가족을 지켜주시는 아버지 사랑합니다. - 글/정 상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