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글&낭송詩言

그림자/박만엽/낭송-이의선

영동 2020. 2. 16. 07:50

    

   


그림자/박만엽

내가 화려할 때는 
모든 것이 넘쳐 
오아시스가 되지만
내가 초라할 때는
개미 한 마리 없는 
사막이 되어버린다.
어디든 해가 뜨면
늘 나를 등지고
수호천사처럼
묵묵히 지켜주는
얼굴 없는 그대가 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달리면 달리는 대로
쓰러지면 쓰러지는 대로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품지 못할 사랑은
떠나가 버리게 마련이지만 
해 떨어져 품을 수 없어도
미세한 달빛이라도 있다면
기어이 찾아와 
나의 등을 받쳐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