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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고 말하는 법

영동 2020. 1. 11. 04:30

    


말하지 않고 말하는 법


어릴적 공부하러 어느 조그마한 암자에
3개월 정도 머문적이 있었다.

산길을 따라 깊이 들어가서 3개월 내내 한번
나오고 싶어도 나오기 힘든 깊은 암자였다.
 
그곳에 도착하여 주지스님을 만나고 여장을 풀고
내가 머물 방을 안내 받았는데 그 방엔
 미리 먼저온 수행자 한분이 있었다.

인사할때부터 말을 하지 못하고 몸짓으로만
인사를 나누어 그때는 이사람이 말을 못하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분이 묵언 수행중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같은 방을 쓰면서도 나는 3개월동안 그사람의
음성을 단 한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

저녁식사후 밤이 깊어지면 나는 대청마루에
앉아 종종 밤하늘을 몇시간씩 쳐다보곤 했는데
그때면 으례껏 그분은 살며시 내옆에
앉아 조용히 하늘을 쳐다보곤 했다.

3개월이 지난후 나는 하산을 하게 되었는데
그분이 두팔로 나를 감싸안으면서
나의 귀에다대고 조용히 말하였다.

˝ 잊지못할겁니다. 성불하시길...˝
나는 한참을 그분을 쳐다 보았다.

내귀에는 그말이 천둥보다 크게 들렸다.

그렇게 하산한 이후 나는 그분을 다시 만날순 없었다.

지금도 나는 밤하늘을 쳐다보곤한다.

긴 세월이 지났지만 그때 나는 말하지않고
말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좋은글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