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꾸온☞ 단편글,名詩

세월을 붙잡고 울고 싶은 나 - 이헌 조미경

영동 2019. 11. 25. 05:56

    






세월을 붙잡고 울고 싶은 나
                                       이헌 조미경

낙엽비가 쓸쓸하게 내리는 오후
우산을 받고 아스팔트 길을 걸을 때
앙증맞은 몸짓의 움츠러든 은행잎

바람소리 들리는 나뭇가지에는
황금빛으로 물들어 미소 짓는
아이들의 이쁜 얼굴

움푹 파인 웅덩이에는
빗물이 고여 물먹은 솜처럼 무거워
제 한 몸 가누지 못하는 슬픈 영혼들

바닥은 낙엽들의 지친 몰골
차가운 빗물에 젖은 나신
살며시 다가가 위로하고픈 마음

지는 가을에 반갑지 않은
가을비는 소리 없이 내리고
세월을 붙잡고 울고 싶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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