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하루 글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김소월 金素月

영동 2019. 10. 19. 05:39

    


김소월 金素月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가고 오지 못한다"하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萬壽山) 올라서서
예날에 갈라선 그 내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타"고 하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으랴,
제석산(啼昔山)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님의
무덤의 풀이라도 태웠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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