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하루 글

신입사원과 과장님

영동 2019. 3. 15. 04:44





신입사원과 과장님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이야기입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과장님 때문에
퇴사를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 과장님은 모든 프로젝트와 일을 칼같이 해결하는 분이었는데,
부하직원들도 자기처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신입사원이었던 저는 늘 애를 먹곤 했습니다.

그런데 잦은 야근에 피곤했던 제가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공장에 신제품 표본 제작을 의뢰했는데
1,000개만 받으면 되는 것을 10,000개로 주문을 하고 말았습니다.

실수를 알았을 때는 이미 3,000개의 제품이 제작된 후였습니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8만 원, 2,000개면 1억6천만 원.
이 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던 저는
무서운 생각에 도망치듯 회사를 무단 퇴사해버렸습니다.
그때는 정말 왜 그랬는지...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저를 찾아온 사람, 다름 아닌 과장님이었습니다.
과장님은 집 안에 숨어 있던 저를 직접 끌고 나오시더니
한마디 질타 없이 저와 함께 새로운 판매처를 확보하기 위해
찜질방과 여관을 전전하며 전국을 돌아다녀 주셨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 우리는 2,000개의 신제품을 팔게 되었습니다.
다시 회사로 복귀한 저에게 사장님은
과장님의 사표를 돌려주시더군요.
과장님은 자신이 이 일을 해결하지 못하면 책임지겠다며
사장님에게 사표를 맡기고 저와 함께 나선 것이었습니다.

눈물을 쏟으며 연신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이는 저에게
과장님은 담담하게 말씀하셨습니다.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으니까 사표까지 낸 거다.
특별히 널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니야.
정 고맙거든 나중에 네 후임이 실수했을 때
너도 사표 던질 각오로 그 일 해결하면 돼."


사람은 사람을 통해서 성장하고
예상치 못했던 시련도 사람을 통해서 견뎌낼 수 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이 벅찰 때 무조건 피하는 것보다
도움을 주면서, 도움을 받으면서
함께 해결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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