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
저녁에 달리는 버스 안 승객들은 모두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퇴근하는 직장인들, 학교와 학원 수업을 마친 학생들까지…
그렇게 모두 조용한 버스 안에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좌석에 앉은 여고생과 기둥을 잡고 서 있는 할머니가
자리 양보 때문에 가벼운 언쟁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여기 앉으세요.”
“아이고, 학생. 됐어. 나 아직 튼튼해.”
“그러지 마시고 여기 앉으세요.”
“정말 괜찮아.
그런데 학생은 몇 학년이야?”
“고등학교 3학년이요.”
“우리 손녀하고 같은 학년이네.
학생도 공부한다고 힘들지. 그냥 앉아 있어.”
“할머니. 오히려 제 마음이 불편해서 그래요.
그냥 여기 앉으세요.”
“그럼 내 가방이나 좀 들어줘.”
할머니가 여고생의 무릎 위에 자신의 가방을 척 올려 버리니
여고생도 그것을 치우고 일어나버리기에는
조금 뻘쭘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경험 많은 어르신답게,
노련하게 학생을 제압해버린 할머니는
학생 무릎 위에 놓인 자신의 가방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 내밀며 말했습니다.
“학생 이거 우리 아들이 준 홍삼진액인데 하나 먹고 힘내.
젊은이들이 힘차게 잘 살아야,
우리 같은 노인들도
편하게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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