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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훗날 -詩 金素月 ] [들국화 - 노천명 ]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영동 2018. 11. 24. 16:26

먼훗날   詩 金素月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므라시면
무척 그리다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므라시면
믿기지 안해서 잊었노라
 
어제도 오늘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 들국화 - 노천명  **
 
들녘 비탈진 언덕에 늬가 없었던들
가을은 얼마나 쓸쓸했으랴
아무도 너를 여왕이라 부르지 않건만
봄의 화려한 동산을 사양하고
이름도 모를 풀 틈에 섞여
외로운 계절을 홀로 지키는 빈들의 색시여
갈꽃보다 부드러운 네 마음 사랑스러워
거칠은 들녘에 함부로 두고 싶지 않았다


한아름 고이 안고 돌아와
화병에 너를 옮겨놓고
거기서 맘대로 자라라 빌었더니
들에 보던 그 생기 나날이 잃어지고


웃음 걷는 네 얼굴은 수그러져
빛나던 모양은 한잎 두잎 두병 병들어갔다
아침마다 병이 넘는 맑은 물도
들녘의 한 방울 이슬만 못하더냐
너는 끝내 거칠은 들녘 정든 흙냄새 속에
맘대로 퍼지고 멋대로 자랐어야 할 것을 -


뉘우침에 떨리는 미련한 손은 이제
시들고 마른 너를 다시 안고
푸른 하늘 시원한 언덕 아래
묻어주려 나왔다


들국화야!
저기 늬 푸른 천정이 있다
여기 의 포근한 갈꽃 방석이 있다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