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리아인이 동경한 땅, 중앙아시아꽃이 폈다. 매화가 피나 싶더니 벚꽃이 만발하고 라일락은 보라색 꽃잎을 내밀며 어서 떠나라 유혹한다. 어쩔 것인가. 수천년 전부터 노마드(nomade)의 유전자가 흘러왔으니. 그래서 떠난 곳은 어땠는가? 여행지는 소문만 못했고 빽빽한 관광객에 휩쓸리느라 독사진 한 장 못 건졌다. 박제된 유물을 돌아보는 그렇고 그런 여행에 지쳤다면 푸른 초원을 달리고 높은 산을 넘던 아득한 시절을 기억하는 본능을 따라가보라. 카자흐스탄 톈산산맥. 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는 아시리아의 동쪽이라는 뜻을 가진 ‘아수’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아시아 대륙 서쪽 끝에서 문명을 꽃피우던 메소포타미아 아시리아인들은 해가 뜨는 동쪽의 땅을 동경했다. 신라 금장식이 로마로 향하고 로마 유리구슬이 신라로 오던 ‘실크로드’의 허브도 중앙아시아였다. 하늘을 지탱하는 ‘천산산맥’을 넘으면 하늘빛을 품은 호수와 드넓은 초원이 있는 중앙아시아가 펼쳐진다. 농경과 유목에 의존했던 옛사람들에게는 하늘이 내어 준 땅이었으리라. 역사적으로 위대한 정복가로 꼽히는 알렉산더 왕과 칭기스 칸이 그토록 탐냈던 까닭을 짐작케 한다. 중앙아시아는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3개국이 삼각형을 이룬다. 중국, 러시아, 터키, 이슬람 국가 등 동서양으로 번창했던 문화가 공존하는 중앙아시아는 생경할 수 있다. 천산(天山)으로 불릴 정도로 험준한 지형과 옛 소련의 지배하에 있던 탓에 개발도 더뎠다. 덕분에 자연과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래서 ‘지금’ 가야 한다. 비슈케크(Bishkek) 중앙아시아의 스위스, 키르기스스탄 이식쿨호수 해발1600m, 길이 170km, 너비 70km, 수심 688m로 호수라는 명칭이 무색할 만큼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키르키스스탄이 1948년 자연보호 지역으로 처음 지정한 데 이어 2000년 유네스코 세계 생물관 보전지역망으로 지정돼 현재까지 경이로운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곳이다. 여행 전문가들이 하루 전체를 할애해 머문다는 여행지가 바로 이식쿨 호수다. 유람선을 타고 이식쿨 호수를 만끽하고 나면 광활한 초록 평원이 눈에 들어온다. 실크로드 정 가운데,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제2의 도시인 사마르칸트는 1220년 칭기스 칸에게 패망한 뒤 11세기 티무르 왕조가 동방의 로마로 키우고자 했던 곳이다. 지금도 사마르칸트 예배당이나 학교 건물 외벽에서 푸른색 벽돌 장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티무르가 가장 좋아한 색이 푸른색이었기 때문이다. 사마르칸트 9세기 말 건립된 이스마일 사마니묘, 12세기에 건립된 높이 50m에 이르는 칼리안의 탑, 전쟁 시 요새가 되는 바자르의 건물, 왕성 등이 모여 있는 부하라도 우즈베키스탄의 역사를 느끼기 좋은 도시다. 세계에서 9번째로 큰 나라, 카자흐스탄 카라콜(Karakol)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지만, 마음만으로 즐기기 힘든 곳이 중앙아시아다. 옛 소련의 사회주의 체제가 남아 있어 관광객들에게 관대하지 않으며, 이슬람 문화가 지배적이라 사소한 예의범절도 조심해야 한다. 세련된 서비스와 쇼핑을 기대하면 안 된다. 다만 때로는 실크로드를 걷는 상인이 되고, 양과 소를 돌보는 목동이었다가, 신라의 고승 혜초 같은 구도자가 될 시간은 가득하다. ‘때 묻지 않은 곳’, ‘흔히 볼 수 없는 것들을 볼 수 있는 여행지’. 지난해 한겨레 테마여행이 진행했던 중앙아시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소감이다. 인터넷 검색에도 나오지 않는 보석 같은 중앙아시아 명소들은 전문가와 동행하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다. 중앙아시아로의 첫 걸음이라면 올해 한겨레 테마여행이 진행하는 <중앙아시아 천산산맥(이식쿨호수)의 세계문화유산 탐방>을 떠나보자. 이른바 ‘방송 타기 전’, ‘더 유명해지기 전’ 가야 한다. ‘진짜’ 중앙아시아가 기다리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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