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백경’에 등장하기도 했던 향고래. 국립수산과학원 사진 제공.
2004년 3월 31일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70여년 만에 향고래 무리가 목격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4월 8일 “지난달 31일 경북 포항 구룡포 앞 10마일 해상에서 어미와 새끼들로 구성된 8마리의 향고래 가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향고래는 이빨고래류 중에서 유일한 대형 고래로 몸 길이는 13~ 19m, 무게는 최대 57t에 달하며 창자 속에서 생기는 방향성 물질이 고급 향수의 재료로 쓰이면서 과거 무분별하게 남획됐다. 또 향고래는 체내의 기름이 윤활유와 완전 연소유 등으로 쓰이면서 18세기 미국 포경산업의 비약적인 발달 원인이 됐고 소설 ‘백경’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소재 반구대 암각화(신석기시대 말기부터 청동기시대에 그려진 바위 그림)에 두 마리의 향고래가 그려져 있고, 1930년 울산 근해에서 다섯 마리가 포획된 기록이 마지막으로 남아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앞으로 새끼들이 회귀 본능으로 계속 동해로 돌아와 개체수를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