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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 김경태]]꽃비 내리는 날에|

영동 2013. 3. 2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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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비 내리는 날에 蓮興 / 김경태 후두둑 속이 터진 벗꽃 바람결에 날려 꽃비로 내리는 날, 가슴 한켠에서 어쩌면 잊었을지도 모를 잔영(殘影) 하나가 물구나무를 선다 그냥 거기에 있었다고 어느 한 순간에도 결코 곁을 떠난 적이 없었노라고, 자근자근 씹히는 그 흔한 얘깃거리조차 못 되던 하잘 것 없는 것이, 내가 살아 온 동안의 나의 그림자였음을 알고 비로소 나도 내 나이를 헤아려 본다. 다디 단 순간보다 시리고 아픈 날들이 많았기에 그 때마다 웅크리고 앉았을 쳐진 어깨 위로 하얀 꽃비가 내린다. 이젠 앞만 보지 말고 옆도 뒤도 보면서 살아가라 한다. 가다 서는 날, 내가 누울 자리가 어떤지도 살펴보라고 한다. 춘삼월의 화창한 날에 햇볕에 반사되는 꽃비가 참으로 아름답다. 그래서 세상은 맛이 있다고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