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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후 3년동안 복 짓기

영동 2016. 9. 1. 06:55

 

 

함께 사는 삶

 

어느 숲 속에 파랑새 한 마리가 살았습니다.
파랑새는 나뭇가지에 앉아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게 하루 일과였습니다.

 

다른 동물들은 머지않아 닥칠 겨우살이를 위해
먹이를 모았지만 파랑새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무를 매달린 열매들은 신이 파랑새의 겨우살이 몫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파랑새의 이웃에 들쥐 한 마리가 살았습니다.
그 들쥐는 겨우살이를 위해 날마다 발과 들판과 돌아다니며
곡식을 몰래 모아 집에 쌓아놓았습니다.

 

들판의 곡식들이 모두 걷히자 들쥐는 파랑새 몫인
나무열매까지 몰래 따서 자기 집에 쌓았습니다.

 

겨울이 오기 시작했을 때 들쥐의 집은 먹이로 가득 차.
겨우 잠만 잘 수 있는 공간밖엔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파랑새는 눈을 씻고 먹이를 찾아 다녔지만
나뭇가지엔 열매 하나 매달려 있지 않았습니다.

 

굶다 못해 파랑새는 들쥐를 찾아가, 자기 몫인 얻던
나무 열매 한 개만이라도 돌려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러나 들쥐는 문도 안 열어주지 않고 거절했습니다.
굶주림과 추위를 견디지 못한 파랑새는 슬픈 노래를
부르며 결국 죽어갔습니다.

 

한편 들쥐는 이 음식 저 음식 맛있게 먹으면서 이리저리
뒹글 거리며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가끔씩 주위에서 들리는 파랑새
울음소리를 무심히 흘러듣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파랑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 알았습니다.
그때부터 들쥐는 뭔가 허전함을 느껴졌고 생활이
초초 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더 흐르자 들쥐는 파랑새의 노래가 자기의 삶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었는가를 깨달게 되었습니다.

 

초조, 공허함, 불안감 등은 파랑새의 노랫 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임을 알았습니다.
들쥐의 하루는 이제 못 견디게 쓸쓸하고 삭막할 뿐이였습니다.

 

들쥐는 다른 것으로 활기를 찾아보려고 이리저리 궁리
다해보았지만 막히고 어두어진 가슴은 풀리지가 않았습니다.

 

들쥐는 파랑새의 노랫소리가 듣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파랑새는 죽은 뒤였습니다.
더 시간이 흐르자 들쥐는 식욕마저도 잃게 되었고
몸이 쇠약해져갔습니다.

 

결국 들쥐는 집안에 가득 찬 곡식들을 놔둔 채
죽고 말았습니다.

 

-좋은글 중에서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