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그렇게 왔습니다
당신은
세상 어느 곳에 살다가
내 앞에 홀연히 나타난 것이
아니랍니다
당신은
원래부터 내안에 존재했던
사람입니다
어리석은 삶이 그걸 몰라
오래도록 먼산 바라기로
그리워 하다가
기다림에 지쳐 긴 세월을 헤매며
찾았을 뿐이지요
거짓말 처럼
환영처럼
겨울나무에 꽃들이 피어나듯이
잎들이 돋아나 산천을 덮듯이
예상치도 못한날
당신은
꽃과 향기
가슴벅찬 푸르름으로
나에게 왔습니다
꿈길로 오지 않고
무지개를 타고 오지 않고
내 안에서 씨앗으로 있다가
요정처럼 온 당신
알을 깨듯이
나를 깨고
사랑은 그렇게 왔습니다
- 김별님* 꽃밭에 숨어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