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을 붙잡고 울고 싶은 나 이헌 조미경
낙엽비가 쓸쓸하게 내리는 오후 우산을 받고 아스팔트 길을 걸을 때 앙증맞은 몸짓의 움츠러든 은행잎
바람소리 들리는 나뭇가지에는 황금빛으로 물들어 미소 짓는 아이들의 이쁜 얼굴
움푹 파인 웅덩이에는 빗물이 고여 물먹은 솜처럼 무거워 제 한 몸 가누지 못하는 슬픈 영혼들
바닥은 낙엽들의 지친 몰골 차가운 빗물에 젖은 나신 살며시 다가가 위로하고픈 마음
지는 가을에 반갑지 않은 가을비는 소리 없이 내리고 세월을 붙잡고 울고 싶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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