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바다
채린(綵璘)
시멘트 블륵 사이 뾰족이 내민 민들레
오늘따라 유난히 노란 등불 켜네
눈길을 걸어 사오신 앙증스러운 장화의 따스함처럼
저 하늘 어딘가에서 봄에 불을 보냈기 때문일거야
유년의 뜰 모퉁이에 서 있던
소나기 쏟아진 하굣길
뒤미처 마중 오지 못한 엄마의 미안함
그 업힌 젖은 옷에서 나던 입맞춤의 달콤함일까
먼 고개 돌고 돌아
능선에 이르러도
봄비 나리는 날이면
삐뚤삐뚤 쓴 묵향 나는 낡은 편지 그리워
반닫이 속 두루마리 글씨만큼 숨이 찬다
긴 쪽 머리 가지런한 어머니
매를 다스려도 흩트려짐 없던 모습
뒤돌아서서 속울음 울어야 했던 여리고 깊던 모정
그 고운 자태가 회한의 눈물 결따라 춤을 춘다
불효의 그늘을 온통 다 씻어 안았던 큼직한 가슴
자식 향한 물결은 끝없이 퍼져간다
